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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4°𝑪
𝑫𝒐𝒕𝒔 𝒔𝒆𝒓𝒊𝒆𝒔

2018 - 2019

3살 반 무렵의 초상 I 1276개의 점 [1.276 dots] Mixed media on canvas, 53.0x40.9cm, 2019

1년 I 365개의 점 [1 years I 365 dots] Mixed media on canvas, 40.9x31.8cm, 2019 (Sold) ​

100년 I 36.500개의 점 [100 years I 36.500 dots] Mixed media on canvas, 162.0x130.3cm, 2019

100년 I 36.500개의 점-2dots [100 years I 36.500 ] 캔버스에 혼합매체, 162.0x130.3cm, 2019-2023 (Sold)

29살 무렵 I 10585개의 점 [29 years I 10585 dots ] Acrylic on canvas 45.5x38cm, 2019

A bunch of dots Masking Fluid, Zipper Bag, 8.0x8.0cm, 2019

100years I 36500dots 

캔버스 위에 찍힌 수많은 점은 무언가의 형상을 드러내는 듯 싶기도하고, 하나의 흐름을 표현한 듯 싶기도하다. 

화면 위의 각 점들은 ‘하루’의 시간을 대변하고 있다. 제목의 ‘00dots’는 화면에 찍힌 점의 개수를 의미하고, 몇 년의 시간이 표현된 것인지가 함께 명시되어 있다. 점 하나가 하루라면, 인간의 기대수명이라는 100년은 36500개의 점으로 계산할 수 있다. 작가는 화면 위에 수많은 ‘하루’들을 찍어내며 가늠하기 어려운 인간의 삶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루를 살아가며 그 순간이 본인 인생의 어느 지점쯤에 와있는지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하루가 쌓여 5년이, 10년이 되면 그제야 지나간 세월의 흐름을 되돌아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작가는 이렇게 우리가 쉬이 흘려보내는 하루들을 모아 인생을 그려내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화면 위에 시각화함으로써 하루하루의 시간들이 모인 그 흐름과 그 깊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도록 이끌어내고 있다. 

- 2018년 시간에 대한 작업의 시작

 작년 손목을 무리하게 써 수술을 하게 되었고 당분간  작업을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계속 쓰면 5년 안에 손목을 못 쓸 수도 있다고.

 MRI를 통한 진단은 뼈의 괴사로  월상골이 파괴되는 드문 희귀병이었다. 그 전까진 쉼 없이 달려왔는데 막상 멈추니 무얼 해야할지 몰랐다. 작업을 안하니  문득 시간이 참 느리게 가고 여유로웠다.  

 그 비는 시간 동안 건강은 나의 최대 화두여서  수술하기 전까지 매일 운동을 하루 시작의 루틴으로 삼았다. 수술 이후에는 운동은 못 할것 같아 더욱 빼먹지 않고 하게 된 것 같다.

 가장 더웠던  8월 초  날이 너무 더워서 누군가 수술을 취소한 모양이었고, 대기자였던 나에게 갑자기 1주일 전 연락이 왔다. 당황했지만 차일피일 미룰 일도 아니라 바로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후에는 회복이 우선이라 건강한 식단들로  잘 챙겨먹었고, 이 나이에 어린 아이로 돌아간 듯 엄마의 보살핌을 받았다.  머리를 묶고, 옷을 입혀주던 엄마는 마치 인형놀이를 하는 것 같다고 하셨었는데, 문득 엄마와 이렇게 붙어서 생활한게 태어나서 처음이라는 생각을 했고, 어린 시절 이후 혼자 떨어져 도시에서 생활하며 잊고 있었던 가족의 따스함을 느꼈다.  짧게 학원에 미술수업을 하러 가는 시간 외에는 엄마가 가고 싶어하셨던 동대문 천시장에 가고, 같이 TV도 마음껏 보고,  휴식을 취하며 나를 챙기는 시간을 보냈다. 

 한 친구가 인간의 기대수명이 100살로 늘어났는데 하루하루로 계산해보면 우리는 36500일을 사는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과거 강박적으로 스케줄을 관리하였었다.

 하루가  점이라면 이 하루가  이어져서 인생의 선이 된다는 이미지를 머리 속에 가져왔기에 더욱 하루를 잘 관리하는데 열중 했던 것 같다. 손목이 아파 쉬면서 부터 그런 강박을 내려놓고  잊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자  문득 36500개 점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떠올렸다.

 당시에 어떤 형태로든 작업을 하고싶었고, 삶에 대한 사유를 구상으로 표현하던 기존 작업을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해보고 싶었던 작업.

 그렇게 시도하게 된 (36500 dots)는 내가 생각하는 삶의 추상적 이미지 위에 마스킹액으로 점을 하나씩 그려가며  같은 모양의 점이 없게 유도했다. 그 위에 화이트 스프레이로 백지 상태 화면을 만들어 마스킹된 점들을 하나하나 떼어내며 색을 살리는 작업을 했다. 

 완성하는데 8개월이상이 걸렸고 허리가 아파 작업이 쉽지 않다 생각했다. 그러나 반복적 행위를 하며  20살, 30살, 40살, 50살, 100살까지. 점의 위치를  화면에서 직관적으로 보는 작업 과정이 개인적으로 흥미로왔는데, 이 작업은 앞으로의 삶과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순간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의미가 있는 이 작업은 앞으로의 작업들로 이어지는 다리가 되었다. 감사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현재 우리는 자신의 목표나 해야 할 일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느라 너무나 쉽게 이 아름다움을 지나친다.

 

2018년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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