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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된 이미지, 이미지화 된 의식

 

 

 

홍경한(미술평론가)

 

 

예술이 현존재(Dasein)로서의 인간이 세계와 반응한 결과라고 할 때, 그 현존재인 예술가는 세상의 불확실한 명제를 명료하게 만드는 역할자라고 할 수 있다. 동시대에 있어 진정한 인간상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은 채 지각과 경험의 파편들을 현실로 소환해 기록하는 것도 예술가의 몫이다.

  작가 유아영의 작품 역시 같은 선상에서 이어진다. 그는 ‘생각의 이동’을 토대로 존재의 연속성을 재구성한다. 여기서 말하는 ‘생각의 이동’이란 내적인 것에서의 외적인 함의를 가능케 한 분동이면서, 발화의 원인을 품은 ‘사고의 유영’을 뜻한다.

 그는 이 유영의 사고를 구상적, 인지적 형상으로 채록한다. 따라서 유아영의 이미지는 ‘의식된 이미지’요, ‘실존에 관한 의식’이다.

우리는 현재라는 시간대에 존재하나 그것에 대한 진정성은 늘 의심스럽다. 사회에 만연한 모순과 구조적 대립은 언제나 살아 움직이며 마음과 심장을 후비는 탓이다. 따라서 동시대에 거처를 둔 인간에게 주어진 절망과 삶의 욕망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하는 유아영의 작업은 현대인으로써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상황에 직면토록 한다는 점, 존재의 의미를 작가 나름의 시선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과거 작업과는 달리 근작에 이르러선 실존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지만 내부에서 외부로의 확장이 두드러지며 스토리가 보다 구체적으로 보강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과거의 상황이 오늘의 현상으로 전이되고, 결국 나와 관계된 인간과 사물, 환경, 구조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도 달라진 지점이다. 그러면서 채움과 비움, 현실과 미래, 투쟁적 삶, 근원과 진리 등에 대해 나름의 관점을 녹여내고 있다.

유아영의 그림에선 짙은 사색의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배경은 작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편린들과 그로부터 비롯된 내외적 소외에 뿌리를 둔다. 실제로 작가의 작품은 무언가의 거대함 뒤에 감춰진 ‘소외’ 또는 ‘무관심’을 넌지시 지적한다. 분명 작가 자신의 히스토리와 일상성을 투영하고 있음에도 삶과 관계 속 획일적인 통합과 이질적 소외, 동시대를 살아가는 객체 누구라도 갖고 있을 법한 (가정처럼 작던 사회처럼 크던)공동체 내 때론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생존투쟁 등을 일종의 변증법적으로 나타낸다.

흥미로운 건 형식을 뚫고 솟아난 공감과 공명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내가 아닌 타인들이 마음껏 자신의 주관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는 것 역시 주목해야할 부분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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